텍스트 및 참고문헌
얀 카르피셰크는 오랜 시간에 걸쳐 자신을 둘러싼 현실과 나누는 존재론적이고 지극히 개인적인 대화를 작업의 바탕으로 삼아 왔다. 구상 회화, 일기 같은 드로잉, 액션 페인팅, 레디메이드 아상블라주를 통해 그는 인간 중심적 사고를 둘러싼 오늘의 질문에 응답한다. 그 사고는 인간이 모든 것과 이어져 있다는 강렬한 체험과 마주하고 있다. 1999년부터 2020년까지의 작업을 보여 준 회고전 《소장품의 용천》은 현실의 본질로 뚫고 들어가려는 노력이 지배하는 세계관을 드러내는 장이 되었다. 카르피셰크는 동양의 종교에서, 구체적으로는 좌선 수행에서 이루어지는 마음의 모음과 연꽃에 대한 집중에서 영감의 원천을 찾는다. 그렇게 그는 관찰자의 자리에서 관찰되는 것을 바꾸고 또 그 반대이기도 한 인간 정신과 의식의 이미지, 상상, 유희에 다다른다. 이런 창작의 충동은 자연의 형상을 하나의 존재로 보는 애니미즘적 상상으로 보완된다. 또 하나의 중요한 원천은 생명으로 가득한 소베시체의 자기 정원을 걸으며 주위의 기척을 섬세하게 감지하는 일에 있다. 카르피셰크 창작 과정의 중심축은 자연의 힘이 지닌 창조 원리에 대한 찬미이며, 여기서 강조되는 것은 인간과 자연이 떼어 놓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림 속 인물들은 몸의 차원과 관계 맺으며 변모하고, 창조적 에너지와 생명을 주는 힘이라는 원형적 속성을 얻는 상황 속으로 들어간다. 시각적으로 강렬한 그림들은 몸으로서의 풍경, 나무로서의 몸, 살아 있는 유기체, 그리고 명상하거나 정원을 거니는, 연약한 외투를 걸치거나 풍요의 상징을 동반한 정체성들을 보여 준다. 또 다른 축은 자연의 과정과 창조적 에너지의 원천과 진솔하게 관계를 맺는 카르피셰크의 퍼포먼스와 상호작용에서 찾을 수 있다. 추상 작업과 정치인 초상, 꿀벌에게 보내는 개념적 편지에서 카르피셰크는 자신이 기르는 벌무리와 협업하며, 자신이 시작한 창작 과정을 벌들이 마무리하도록 둔다. 꿀벌과의 상호작용에서 그의 작업은 체코 미술계에서 유일무이하다. 환경 문제 앞에서 그는 내면의 대화와 어머니 대지와의 개인적 관계라는 길을 제안한다. 현실과의 대화 속에서 얀 카르피셰크는 자연에 대한 감수성과 자기 책임 사이의 연결을 가리키며 희망의 길을 걸어간다.
‘현실’이라 부를 수 있는 무엇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영적 의식의 더 높은 영역에 있지 않다. 그것은 여기, 이 자리에, 지금 이 순간에 있다. 앞으로 도달해야 할 상태가 아니다. 그것은 모든 것을 품는 현실이며, 우리 가운데 누구도 그 현실과 분리되어 있지 않다. 우리는 이미 그 일부이고, 그것은 이미 우리의 일부다. 그러면서도 그것은 하나의 전체이며 부분들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 우주는 전체다. 우리가 우주와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해도 그렇지 않다. 우리 몸을 우주와 분리된 것으로 경험해도 그렇지 않다. 이 현실은 말로 옮기기가 거의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실재한다. 그것은 이 순간이다. 그것은 우리의 삶 자체다. 그것은 우주 자체다. 좌선에 앉을 때 나는 이 온전함을, 이 현실을 경험한다. 이 진실은 다른 모든 진실을 품는다. 그러나 그것은 머리만으로 이해할 수 없다. 나 자신과 세계의 본성을 이렇게 바라볼 때 나는 이 자리에서 자유롭다. 이 순간에 자유롭다. 우리는 때로 꿈에 붙들린다. 때로 지나간 일의 기억에 사로잡힌다. 때로 지금보다 나은 삶을 찾고, 이미 우리인 나보다 나은 나를 찾는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불만을 스스로 만들어 낸다. 그리고 붓다가 발견한 진실과 마주치는 행운이 따른다면 우리도 방석 위에 다리를 포개고 몸을 곧게 세워 앉아, 우리가 바로 여기, 이 자리에 있음을 스스로 발견할 수 있다. 우리가 바로 이 순간을 살고 있음을. 그리고 우리는 2000여 년 전 붓다가 경험한 것과 같은 상태를 경험한다.
현실을 온전히 체험하는 영적 방법을 여러 해 찾아다닌 끝에 2010년부터 그의 제자로 자리 잡게 된 불교 스승은 수행을 이렇게 설명한다. 인간의 의식이 수많은 부분과 서로 겹치는 범주로 나누고 분류하는 데 익숙해진 현실의 하나됨을, 나는 거듭 직접 체험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이를테면 내가 사는 위쪽 정원과 내 꿀벌들이 사는 아래쪽 정원 사이를 걸을 때. 가는 길에 나는 브르노 북쪽 붉은 언덕이 이루는 존재에게 인사한다. 아래쪽 정원 개울가에서 벌통을 열면 그 냄새가 밀려온다. 새끼를 기르는 시기에는 발효된 반죽 같은 냄새다. 벌무리의 웅웅거림과 벌집 위를 오가는 벌들의 사각거림에 귀를 기울이고, 갓 딴 보리수 꿀이 밴 처녀밀랍 한 조각이나 소비 가장자리에서 긁어낸 오리나무 프로폴리스 한 점을 씹는다. 북적이는 일벌과 수벌 사이에서 여왕벌을 찾아 왕롱에 가두고, 새 벌무리의 씨앗이 될 인공 분봉을 만든다. 일에 파묻히거나 세 아들의 갑작스러운 요구에 부딪히는 스트레스 속에서도 나는 정신을 지금에 두는 법을 배운다. 그 모든 것이 내 회화에 비친다. 내 회화는 처음에 이상주의적 범신론과 퍼머컬처에 대한 신비주의적 해석을 자양분으로 삼았다. 어떤 때는 깨어남의 구체적인 순간을 구상적으로 이야기하고, 어떤 때는 은유나 제스처 추상, 액션 페인팅의 형태로 사유한다. 나는 내 현실의 일부인 다른 과정들도 작업에 곧바로 끌어들인다. 벌통에 넣어 둔 드로잉과 텍스트를 갉아내고 그 위에 밀랍이나 프로폴리스로 작품을 짓는 꿀벌들과 협업한다. 때로는 강렬하고 상반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정치인의 초상을 벌들이 갉아내게 두어 관객을 짓궂게 자극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나는 벌들의 상호작용을 그들의 자연스러운 활동의 표현으로 받아들인다. 그에 비하면 인간의 궁리는 군더더기다. 벌들은 자신의 노동으로 공안에 답한다. 어떤 작품의 탄생은 내가 의식적으로 준비하고, 어떤 것은 정원에서 이미 만들어진 채로 발견한다. 이를테면 새들이 빠져 죽지 않도록 빗물통을 덮어 둔 천이 그렇다. 그것을 칠한 것은 홈통에서 흘러든 물과 먼지, 그리고 미생물의 부패 과정이었고, 거기에 인상적인 용의 정경이 생겨났다. 나는 내 작업에서 마음 그 자체를 거듭 가리킨다. 마음은 놀랍게도 자신의 구분과 경계와 한계를 들여다볼 수 있고, 그럼으로써 잠시 즐거워하고 또 배울 수 있다.
텍스트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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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미술가 경매 살롱 (도록), Nadace Charty 77, 프라하, 2006
Ateliér, 25-26/2006 (합본호), p. 11, Punkwa, Marie Haškovcová
Týdeník A2, 47/2006, Galerie (Vážnost a nevážnost Jana Karpíška), Petr Vaňous
Týdeník A2, 46/2006, Depeše (Punkwa Blues, pomalu a líně), Edith Jeřábková
Týdeník A2, 23/2006, 전시 리뷰 Se Dívám / I Watch, Petr Vaňous
Bienále, bienále, bienále, Výtvarná výchova, 3-4/2006, Pavel Ondračka
Ateliér, 22/2005, p. 5, Čas malby Jana Karpíška, Pavel Ondračka
Ateliér, 16-17/2005, p. 4, Druhý pohled (국제 현대미술 비엔날레 2005), Aleš Svoboda, 2005
IBCA 2005, pp. 300, 301, Národní galerie, 프라하, 2005, ISBN 80-7035-301-5
Artkontakt – studentská konfrontace (제2회 도록), Brno, 2005
České noviny, Martin Mainer Studio v Městském divadle v Brně, R. Janás, 2004
Contacts 2004 (제5회 국제 미술대학 심포지엄, 도록), Galerie Klatovy Klenová, 2004
제7회 미술가 경매 살롱 (도록), Nadace Charty 77, 프라하, 2004
Literární kabaret, Pavel Magda & Lukáš Henzl, Magda Printhouse, Brno, 2003
FaVU VUT Brno 1993–2003, FaVU Brno, 2003, ISBN 80-214-2495-8
Ateliér (격주간 미술지), 10/2002, p. 5, O výstavě atelieru Malba II v Kutné Hoře, Petr Vaňous, 2002
Ateliér Tomáše Rullera 1992 / 2002, FaVU VUT Brno, 2002, ISBN 80-88675-82-0
프로젝트
ArtGraduates.com – 수수료 없는 작가 디렉터리 (2006년 설립)
ponava.cafe 전시 기획 (2017–2020)
문예지 Weles 미술 부문 편집 (2017–2018)
쐐기풀을 주제로 한 17인 작가전, 06/2015
해프닝 VýTěr 참여, 브르노 시각문화주간, 2014년 3월 11일
사회예술 심포지엄 Chaos Start 2012 (Střítež u Poličky) 참여
국제 심포지엄 Malý formát 2011 (호도닌) 참여
작가 그룹 Svitava (2009–2014)
작가 그룹 Blaze (이후 2008)
작가 그룹 Punkwa (2005–2009)
국제 심포지엄 Doteky 2004 (Klenová) 참여
Artfest Třeboň 2004 창설자 겸 기획자